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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즈 허브

중고 시니어 휴머노이드 | SF 영화소설 25회 전체 목차와 작품 소개

A cinematic scene in a near-future Korean funeral-service workspace shows the weathered hand of 64-year-old Yoon Jaeho resting on a worn black work vest beside a separate robot control core. Jaeho sits quietly in profile, while an aging humanoid, MORU-17, stands in the distant corridor under cool fluorescent lights and warm doorway light. The cover represents the 25-episode Korean film novel Used Senior Humanoid, exploring the contrasting value of human experience and machine data.

중고 시니어 휴머노이드

AEP 영화소설 01 · 한국어 연재판 · 총 25회

사람으로는 채용되지 못한 남자의 30일

이 이야기는 어디서 시작되었을까

오랫동안 일해 온 사람이 있다. 그에게는 몸으로 익힌 기술이 있고, 수많은 실수와 경험을 통해 얻은 판단이 있다. 그러나 나이가 들자 그 시간은 경력보다 앞으로 지불해야 할 비용으로 계산되기 시작한다.

 

한편 오래된 휴머노이드가 있다. 몸체는 낡고 부품은 망가졌지만, 오랜 시간 축적한 운용 데이터에는 여전히 가격이 붙는다.

 

사람의 세월은 부담이 되고, 기계의 기록은 자산이 되는 세상.

 

그런 세상에서 한 사람이 생각한다.

사람으로는 일할 수 없지만, 중고 휴머노이드로는 일할 수 있지 않을까.

《중고 시니어 휴머노이드》는 바로 이 역설에서 출발한 이야기다.

 

그러나 이야기가 깊어지면서 질문은 노동시장을 벗어난다. 우리는 한 사람의 나이와 외형, 직업과 사회적 위치를 보고 그 사람을 판단한다. 하지만 그 사람이 지금의 모습이 되기까지 어떤 시간을 살아왔는지는 얼마나 알고 있을까.

 

오래 일한 사람의 굳은 손을 보고 쇠퇴를 먼저 생각할 수도 있다. 그 손이 평생 어떤 일을 해왔는지 알게 된다면, 우리는 같은 손을 전혀 다른 눈으로 바라볼지도 모른다.

 

그렇다고 한 사람의 사정을 이해하는 일이 그가 내린 선택을 모두 옳게 만드는 것은 아니다. 절박함에는 이유가 있지만, 선택에는 책임이 남는다. 이 영화소설은 그 둘을 함께 바라보려 한다.

 

한 사람의 현재 모습만이 아니라, 그 모습을 만들어낸 시간까지 이해할 수 있을까.

이것이 이 이야기를 통해 독자와 나누고 싶은 질문이다.

2046년, 두 개의 33년

윤재호는 서른세 해 동안 일했다. 배송 기사로 18년, 분류반장으로 9년, 현장 조장으로 6년. 기계가 놓친 주소와 사람을 찾아내고, 자동 배송망이 해결하지 못한 현장의 예외를 처리하는 것이 그의 일이었다.

 

그런데 열네 번째 면접에서도 재호는 채용되지 못한다. 화면에는 서로 다른 판정이 나란히 떠 있다.

 

직무 수행 적합: 양호

고용 지속 적합: 기준 미달

 

회사는 그의 능력을 인정하면서도 앞으로 그를 고용할 때 발생할 비용을 더 크게 계산했다. 집으로 돌아온 재호는 중고 자율노동자산 경매에서 파손된 휴머노이드 S-62B를 발견한다.

 

S-62B의 몸은 낡았지만, 그 안에 축적된 예외 대응 기록은 33년분이었다.

 

윤재호의 현장 경력 33년. S-62B의 예외 대응 데이터 33년분.

 

책상 위 두 화면에 놓인 같은 숫자는 서로 다르게 평가되고 있었다. 재호는 그 앞에서 자신에게 남은 선택을 생각한다.

사람이 아닌 이름으로 일하게 된다면

재호가 원한 것은 거창한 일이 아니었다. 다시 출근할 곳이 필요했다. 생활을 이어가야 했고, 아내의 치료에서 남은 채무도 갚아야 했다. 미국에서 패션을 공부하는 딸에게 보태던 몫도 있었다.

 

그러나 그가 발견한 길에는 조건이 붙어 있었다. 휴머노이드에게는 등록번호와 운용 규칙이 있다. 사람에게는 이름이 있고, 쉬어야 하는 몸이 있으며, 자기 선택에 따르는 책임이 있다.

 

이 두 세계의 경계에 선 재호는 한결장례지원의 야간 작업장으로 향한다. 운구 카트와 좁은 복도, 늦게 찾아오는 유족, 끝나지 않은 절차가 그를 기다린다.

 

그곳에서 재호는 오래된 장례 보조 휴머노이드 MORU-17, ‘모루’와 함께 일한다. 모루는 사람처럼 감정을 표현하지 않는다. 대신 작업 목적과 중지 조건을 확인하고, 확인되지 않은 사실을 함부로 확정하지 않는다.

 

두 존재는 서로 다른 규칙으로 같은 일을 수행한다. 그리고 함께 보내는 시간 속에서, 상대에 대해 알고 있다고 생각했던 것들을 조금씩 다시 확인하게 된다.

이 영화소설이 따라가는 것

《중고 시니어 휴머노이드》는 2046년의 노동과 휴머노이드 제도를 배경으로 한 25회 장편 영화소설이다. 일할 기회를 얻기 위한 한 사람의 선택에서 시작해, 협업과 안전, 기록과 책임, 그리고 관계가 남기는 의미를 따라간다.

 

질문은 거창한 선언보다 손잡이와 작업복, 점검 기록과 이름표, 잠시 기다리는 시간 속에서 드러난다. 인물들은 언제나 옳게 행동하지 않으며, 누군가를 이해하는 일은 그에게 면죄부를 주는 일과 다르다.

 

이 작품이 독자에게 미리 정해진 결론을 요구하지 않았으면 한다. 서로 다른 존재가 무엇을 보고, 무엇을 놓쳤으며, 이후의 판단을 어떻게 바꾸는지 함께 지켜보기를 바란다.

연재 안내

이 한국어 영화소설판은 총 25회로 이루어진 하나의 완결된 이야기이며, 티스토리에서 주 1회 순서대로 발행한다.

 

긴 회차도 상·하로 나누지 않는다. 대신 장면과 정서가 달라지는 지점에 짧은 중간 소제목을 놓고, 대화와 기록, 침묵의 리듬을 살린다. 각 회차에는 고유한 대표 이미지를 사용한다.

 

이 판본은 독립적으로 개정한 한국어 영화소설판으로, 앞서 공개된 다른 언어의 연재를 그대로 옮긴 번역본은 아니다.

 

이 페이지는 연재 전체의 안내와 목차를 겸한다. 새로운 회차가 공개될 때마다 해당 제목에 실제 발행 주소를 연결한다.

전체 25회 목차

01~05회

01화 — 사람의 경력, 기계의 데이터 · 제1회 읽기 →

02화 — 30일짜리 몸 · 발행 예정

03화 — 충전 포트가 있는 인간 · 발행 예정

04화 — 사람보다 싼 자산 · 발행 예정

05화 — 육이 씨 · 발행 예정

 

06~10회

06화 — 충전하는 동안 먹는 사람 · 발행 예정

07화 — 알아서 빨리 · 발행 예정

08화 — 고급 공감 모듈 · 발행 예정

09화 — 교체 가능한 관절 · 발행 예정

10화 — 정상이라는 수기 서명 · 발행 예정

 

11~15회

11화 — 멈춘 운구 카트 · 발행 예정

12화 — 진단 격리실의 창 · 발행 예정

13화 — 조건부 복귀 · 발행 예정

14화 — 늦게 온 딸 · 발행 예정

15화 — 목적부터 말하기 · 발행 예정

 

16~20회

16화 — 화환이 지키지 못한 밤 · 발행 예정

17화 — 한 사람의 여러 이름 · 발행 예정

18화 — 남겨진 편지의 주인 · 발행 예정

19화 — 번호보다 늦게 도착한 이름 · 발행 예정

20화 — 지워야 안전해지는 기록 · 발행 예정

 

21~25회

21화 — 사라질 수 있는 밤 · 발행 예정

22화 — 면죄부가 아닌 진술서 · 발행 예정

23화 — 마지막 빈소를 맡다 · 발행 예정

24화 — 기계 정지가 아닌 신호 · 발행 예정

25화 — 한 사람으로 배웅받다 · 발행 예정

제1회부터 읽기

이야기는 윤재호의 열네 번째 면접에서 시작된다.

“경력은 충분하십니다.”

그 말 뒤에 어떤 판단이 이어지는지, 그리고 재호가 그날 저녁 어떤 화면 앞에 앉게 되는지 제1회에서 만날 수 있다.

중고 시니어 휴머노이드|01화 사람의 경력, 기계의 데이터 — 읽기 →


Savor Balance · Korean Archive · Yohan Cho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