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일반소설 (23) 썸네일형 리스트형 기억됨은 함께 만든 문장이다 | 루카네의 리듬 5/5 · 하 · 아버지와 아들의 요리 성장소설 기억됨은 함께 만든 문장이다《루카네의 리듬》 5/5 · 하 · 완결 새로운 주방의 소리는 루카네와 달랐다. 금속이 부딪히는 소리가 컸다. 사람들은 빠르게 움직였다. 조리대는 루카네보다 높았고 냉장고는 반대편에 있었다. 칼을 내려놓을 자리도 익숙하지 않았다. 첫날에는 다른 학생과 동선이 두 번 겹쳤다. “Sorry.”“Sorry.” 둘이 동시에 말했다. 두 번째 주에는 소스를 하나 망쳤다. 간이 너무 셌다. 강사가 맛을 보았다. “다시 할 수 있겠어?”“네.”“그럼 다시 해.” 이안은 접시를 치웠다. 새 재료를 꺼냈다. 칼집을 열었다. 칼을 도마 위에 놓았다. 탁.탁, 탁. 손에는 익숙했다. 소리는 달랐다. 루카네의 도마에서는 조금 낮고 둔하게 울리던 칼끝이 이곳에서는 가볍게 튀었다. 탁.탁. 옆자리 학생.. 기억됨은 함께 만든 문장이다 | 루카네의 리듬 5/5 · 상 · 아버지와 아들의 요리 성장소설 기억됨은 함께 만든 문장이다《루카네의 리듬》 5/5 · 상 저녁 일곱 시가 조금 넘었다. 여섯 개 테이블 가운데 네 개가 차 있었다. 창가에는 처음 보는 손님 두 명이 메뉴판을 들여다보고 있었고, 한쪽 테이블에서는 접시가 거의 비워져 있었다. 주방에서는 두 개의 칼이 움직였다.탁, 탁탁.탁탁, 탁. 루카는 파슬리를 다지고 있었고, 이안은 감자를 얇게 썰고 있었다. “두 번째 테이블, 소스 먼저.”“알아요.” 이안은 고개를 들지 않았다. 감자를 정리한 뒤 팬으로 손을 옮겼다. 루카가 접시 하나를 작업대 끝으로 밀었다. 이안은 감자 크림을 올렸다. 된장을 푼 소스를 얇게 두르고 파르미지아노를 조금 갈았다. 루카가 접시를 한번 봤다.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다음 접시를 밀었다. 이안도 아무 말 없이 두 번째.. 아버지와 아들의 요리는 언제 하나의 리듬이 되었을까 | 루카네의 리듬 4/5 · 하 · 아버지와 아들의 요리 성장소설 두 사람이 함께 만든 맛에는 어떤 이름을 붙여야 할까《루카네의 리듬》 4/5 · 하 며칠이 지나자 트러플 파스타를 찾는 손님은 조금 줄었다. 이안은 메뉴판을 들여다보다 말했다.“다른 거 하나 있어야 될 것 같아요.” 루카가 반죽을 접으며 물었다.“왜.”“트러플만 계속 할 건 아니잖아요.”“이제 알았냐.”“그러니까 같이 생각해봐요.”“네 메뉴라며.”“제 메뉴 하나로 가게 다 채울 수는 없죠.” 루카는 대답하지 않았다. 이안은 선반 아래에 꽂혀 있던 오래된 공책들을 꺼냈다. 기름 얼룩이 번지고 모서리가 말린 레시피 노트였다. 가장 두꺼운 것을 펼쳤다. “이거 봐도 돼요?”“이미 봤으면서.”“언제요?”“어릴 때.”“기억 안 나는데.”“그러니까 또 봐.” 날짜와 온도, 소스 비율, 밀가루 종류가 빽빽하게 적혀 .. 아버지와 아들의 요리는 언제 하나의 리듬이 되었을까 | 루카네의 리듬 4/5 · 상 · 아버지와 아들의 요리 성장소설 아버지와 아들의 요리는 언제 하나의 리듬이 되었을까《루카네의 리듬》 4/5 · 상 이안이 자기 얼굴을 넣은 영상을 올린 뒤, 루카네를 찾아오는 손님이 조금 달라졌다. 가게가 갑자기 붐비기 시작한 것은 아니었다. 여섯 개 테이블이 하루 종일 꽉 차는 일도 없었고, 문밖까지 줄이 늘어서지도 않았다. 다만 전에는 보지 못했던 얼굴들이 하나둘 나타났다. 평일 오후 두 시가 조금 넘었을 때였다. 문 위의 종이 울렸다. “여기 맞나요?” 이안이 반죽을 밀다 고개를 들었다. 젊은 여자가 혼자 들어와 있었다. 휴대폰 화면과 가게 안을 번갈아 보고 있었다. “루카네?”“네.”“영상에서 봤어요.” 이안은 앞치마에 묻은 밀가루를 한번 털었다. “편한 데 앉으세요.” 여자는 주방이 잘 보이는 테이블을 골랐다. 메뉴판을 펼쳤다.. 이상한 상 10화 | 그리고 나는 외로움과 함께 단상에 올랐다 정의는 박수 없이도 걸어 나간다.그러나 진실은, 결국 누군가에게 닿는다. 다시 한 번,강당에 불이 켜졌다. 이전과 같은 시상식.같은 의자.같은 무대.같은 교장. 그러나 이번에는그 무대 위로 올라가는 마음이 달랐다.🎤 시상식“엘라이 베넷.당신은 올해의 ‘시민행동상’ 수상자로 선정되었습니다.” 천천히,엘라이는 단상으로 걸어 올라갔다. 그는 혼자였다. 그러나 동시에,혼자만은 아니었다.🧑🎓 관중석마일로는 박수를 치지 않았다. 두 손을 무릎 위에 포갠 채고개를 숙였다. 그 옆자리의 여학생은자신이 붙였던 종이 한 장을조용히 손에 쥐고 있었다. 누구도 크게 환호하지 않았다. 하지만모두가 그날의 침묵을 기억하고 있었다.🎙️ 엘라이의 수상 연설“이 상은 제가 받은 것이 아닙니다.” 잠시 멈춘 뒤,그는 다시 .. 이상한 상 9화 | 진실을 지운 손 “침묵이 깨어진 후,그 침묵을 다시 끌어오려는 자들이 있다.”────────── 다음 날 아침,학교는 조용했다. 그러나어제와는 다른 조용함이었다. 모든 종이가 사라졌다. 붙어 있던 벽은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깨끗했다. “그리고 너는 누구의 편이었는가” 그 문장이 적힌 종이들은학교 어디에서도찾아볼 수 없었다.🧹 지운 자의 흔적하교 후,엘라이와 마일로는복도 청소를 하다가 쓰레기통 깊은 곳에서찢어진 종이 조각을 발견했다. 모서리가 남아 있는 종이. 글씨는 보이지 않았지만두 사람은 알았다. 누군가,그 질문을지우고 싶어했다는 것을.🧑🏫 교무실“다들 불안해했어요.그 문장은 너무 직접적이었어요.” 다른 교사가 낮게 말했다. “우린 아이들을 보호해야지…그들의 양심까지 자극할 필요는 없잖아요.” 잠시,아무도그 말의.. 이상한 상 8화 | 침묵이 깨진 날 🧭 “가장 위험한 진실은,모두가 알고도 말하지 않는 것이다.”등교 시간. 중앙 로비 게시판. 그리고그 위에 종이 한 장이 붙어 있었다.A4용지.하얀 바탕. 단 한 문장만 적혀 있었다.“그리고 너는 누구의 편이었는가?”📢 혼란의 시작종이는학교 곳곳에 붙어 있었다.교무실 복도체육관 입구화장실 거울교실 문 위학생들은 웅성거렸다.선생님들은 당황했다.누구도쓰지 않았고, 누구도떼지 않았다. 그러나모든 사람의 얼굴에는 묵직한 불편함이서서히 떠올랐다.🧑🏫 교장과의 긴급회의“누가 붙였는지 찾을 수 있습니까?” “모든 CCTV를 확인했지만…밤 3시경,후드티를 쓴 인물 외엔보이지 않습니다.” 잠시 침묵. 그리고 누군가 말했다.“범인을 찾는 게 아니라의미가 퍼지지 않게 막는 게급선무입니다.” 교장이 낮게 답했다. “.. 이상한 상 7화 | 기억의 서랍 🧭 정의는 때로 적히고,때로 감춰진다.그러나 사라지지는 않는다.🇰🇷 그날 오후,엘라이는 마일로의 뒤를 따라도서관 지하 보관실로 향했다. 누구도 그 공간에관심을 갖지 않았고,누구도 거기에뭔가가 있을 거라생각하지 않았다.📂 서랍 속의 노트철제 캐비닛 하나. ‘폐기 예정’이라는빨간 스티커가 붙어 있었지만그 안에는낡은 수첩 한 권이조용히 놓여 있었다. 엘라이가 물었다.“이건 뭐야?” 마일로는 대답하지 않고수첩의 첫 페이지를펼쳐 보였다.📖 기록된 이름들• 조앤 리 (2012)– 급식실에서 쓰러진 친구를 업고 병원까지 • 토마스 길 (2014)– 체육 선생의 부당한 훈련 지시 거부 • 안나 초이 (2016)– 폭언 교사 녹음 후 교육청 신고 • 이름 없는 학생 (2021)– 동급생 폭력 영상 익명 제보 •.. 이전 1 2 3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