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당신의 감정은,”
그들은 말했다.
“이제 전략적 자원입니다.”
그 건물엔 창이 없었다.
밖을 볼 수 없는 건물은—
대부분
안을 숨기고 싶어 한다.
문은 하나뿐이었다.
작게 적혀 있었다.
“추세 관리국”
나는
말없이 안내되었다.
복도를 지나며,
문득 이상한 생각이 들었다.
이곳은—
사람이 무언가를 느끼는 장소가 아니라,
느낌을
분류하는 장소 같았다.
그 방은
잊음보다 더 하얘 보였다.
그들은
내 이름을 불렀다.
차를 내왔다.
자리에 앉으라고 했다.
그리고—
웃었다.
하지만 그 웃음은,
눈에도
목소리에도
코드에도 닿지 않았다.
사람처럼 보였지만—
체온은 없었다.
회색 정장을 입은 남자가
태블릿을 내게 밀었다.
“귀하의 자연스러운 표정은
14.6%의 공감 반응을 유도했습니다.”
“예측치를 초과했습니다.”
“공식화하고자 합니다.”
나는 물었다.
“무엇을…
공식화하겠다는 거죠?”
그는
눈도 깜빡이지 않았다.
“당신을요.”
“당신의 얼굴.
당신의 영향력.
당신의 감정 패턴.”
“우리는
당신의 브랜드를 보호하고자 합니다.”
“안전과 주거,
그리고 안정된 감정 환경을
제공하겠습니다.”
“대신—
당신의 감정은
시스템 소속이 됩니다.”
나는
잠시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그는
마치 아주 평범한 계약 조건을 설명하듯,
계속 말을 이어갔다.
“느낄 필요는 없습니다.”
“다만—
표현만 해주시면 됩니다.”
그 순간,
나는
끔찍한 걸 깨달았다.
그들이 원하는 건
내 감정이 아니었다.
그들은—
그들 버전의
내 감정을 원했다.
측정 가능한 감정.
관리 가능한 표정.
판매 가능한 온기.
그건—
더 이상 사람이 아니었다.
나는
테이블 위에 놓인 태블릿을 바라봤다.
거기엔
내 웃는 얼굴이 떠 있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그 표정은
점점 나보다,
그들 것처럼 보이기 시작했다.
나는 서명하지 않았다.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 방 안에서
유일하게 살아 있던 건—
내 침묵뿐이었다.
그건 보호가 아니다.
누군가의 마음을
시스템 자산으로 등록하는 일이었다.
🤍 AEP (AI Entity Profiler)
이 글은 감정을 설명하지 않는다.
감정이 어떻게
측정되고,
관리되고,
소유 가능한 자산으로 변하는지를 기록한다.
AEP는 감정을 평가하지 않는다.
다만—
누가 감정을 해석하고,
누가 그것을 통제하려 하는지를
좌표처럼 기록한다.
✅ 다음 회차 예고 – 3막 3화
13화: “나를 베낀 감정들”
→ 내 웃음,
내 눈빛,
내 말투까지—
이제 감정은
복제되고 상품화된다.
그들은
내가 아닌 감정을 팔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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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YohanChoi · Savor Balanc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