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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감성 SF 철학소설

감정이 사라진 세계 25화 · 최종화 — 다시, 나는 느낀다 | 디스토피아 SF

Vertical cover art for Episode 25, the final chapter of the dystopian science fiction series The World Where Emotion Disappeared. A man sits beside a rain-covered window in a dark futuristic city, with a mug, a small burning match, and an open handwritten notebook on the table. A nearby screen reads “EMOTION TRACE OFFLINE,” indicating that the system is no longer detecting his emotion. Korean title text reads “다시, 나는 느낀다,” while additional text emphasizes that the unnamed emotion belongs to him and that he has kept it. The bottom includes the English series title and the credit “by YohanChoi · Savor Balance.”

 

《감정이 사라진 세계》 · 최종화  
5막 5화 · 25/25


크지 않았다.
깨끗하지도 않았다.

 

하지만—

그건 분명히 내 것이었다.”

 

나는 계획하지 않았다. 녹음하지도 않았다.

 

그 감정은—

그냥 일어났다.

 

메시지와 메시지 사이, 찬물 한 모금.

빛이 바뀌고—

 

내 안에서 무언가가 조용히 움직였다.

 

두려움의 반사도 아니었고, 되살아난 기억도 아니었다.

그냥…

 

지금 내 안에서 생겨난 감정이었다.

이름 붙일 만큼 크지 않았고, 분석할 만큼 선명하지도 않았다.

하지만—

진짜였다.

 

나는 눈을 감았다. 가슴 속에 그 감정을 성냥개비 하나처럼 쥐었다.

불을 붙일 생각은 없었지만, 버릴 수도 없었다.

 

알림은 울리지 않았다. 시스템은 감지하지 않았다. 연동도 없었다.

그런데도—

나에게는 모든 것이었다.

 

나는 웃지도 않았고, 울지도 않았다.

그저 나만 아는 감정 하나를 조용히 느꼈다.

나는 너무 많은 걸 잃었다.

 

하지만 이 감정은—

내가 지켰다.

 

다시,

나는 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