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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상 10화 | 그리고 나는 외로움과 함께 단상에 올랐다 정의는 박수 없이도 걸어 나간다.그러나 진실은, 결국 누군가에게 닿는다. 다시 한 번,강당에 불이 켜졌다. 이전과 같은 시상식.같은 의자.같은 무대.같은 교장. 그러나 이번에는그 무대 위로 올라가는 마음이 달랐다.🎤 시상식“엘라이 베넷.당신은 올해의 ‘시민행동상’ 수상자로 선정되었습니다.” 천천히,엘라이는 단상으로 걸어 올라갔다. 그는 혼자였다. 그러나 동시에,혼자만은 아니었다.🧑‍🎓 관중석마일로는 박수를 치지 않았다. 두 손을 무릎 위에 포갠 채고개를 숙였다. 그 옆자리의 여학생은자신이 붙였던 종이 한 장을조용히 손에 쥐고 있었다. 누구도 크게 환호하지 않았다. 하지만모두가 그날의 침묵을 기억하고 있었다.🎙️ 엘라이의 수상 연설“이 상은 제가 받은 것이 아닙니다.” 잠시 멈춘 뒤,그는 다시 ..
속도보다 방향이 먼저다— 되돌아오는 비용을 줄이는 선택의 기준 우리는 얼마나 자주, 방향보다 속도를 먼저 선택하는가. 나는 한동안 빠르게 가는 사람들이 부러웠다. 결정을 미루지 않고,망설이지 않고,일단 움직이고 보는 사람들. 그들은 언제나 앞서 있는 것처럼 보였다.적어도 멈춰 서 있는 나보다덜 불안해 보였다.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나는 이상한 계산 하나를 반복해서 하게 되었다. 빠르게 간 사람들은왜 그렇게 자주 되돌아오는가. 되돌아오는 데에는 늘 이유가 있었다. 선택이 틀렸다는 것을 알게 되었거나,감당할 수 없는 비용이 나타났거나,혹은 애초에 목적지가 없었다는 사실을뒤늦게 깨달았거나. 그때마다 나는 생각했다. 문제는 실패가 아니라되돌아오기까지 치러야 했던 비용이 아닐까.우리는 실패를 두려워한다고 말하지만,실제로 우리를 지치게 하는 것은실패 그 자체보다 방향을 확인하지..
위장은 저장소가 아니다 — 1편. 역류성 식도염을 ‘처리 실패’로 재구성하다 위장은 저장소가 아니다 1편. 우리는 역류성 식도염을 어디에서 바라보고 있는가— 증상이 아니라 ‘위치’를 묻는 시도 역류성 식도염은 낯설지 않은 질환입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의학적 용어를 알기 전에이미 그 감각을 경험합니다. 타는 듯 치솟는 열감.내려가야 할 압력이 내려가지 않는 느낌. 흔하지만 결코 가볍지 않은 경험입니다. 그런데 역류성 식도염을 이야기하는 순간,대화는 미묘하게 어긋나기 시작합니다.이 글의 관점이 글은 AI Entity Profiler의 관점에서역류성 식도염을 해석합니다. 증상을 비난하지 않고,개인을 교정하려 하지 않으며,먼저 묻습니다.시스템은 지금 어디에서 반응하고 있는가?서로 다른 자리에서 말하고 있다의사는 하부식도괄약근(LES)의 긴장을 설명합니다.¹연구자는 식도 내 산 노출 ..
Eat to Stay Alive | 실천편 6 — 양파와 마늘, 된장을 한 번 더 쓰는 법 먹는 문제를 넘어서, 이제는 남는 문제를 다룬다. 양파와 마늘, 된장을 한 번 더 쓰는 법(저장과 회수의 기술)1. 먹는 문제는 어느 정도 해결됐다실천편 4까지 오면서나는 더 이상“무엇을 먹을까”를 고민하지 않게 됐다. 뒷다리살로 단백질을 채우고,밑반찬으로 식사의 밀도를 올리고,국물 떡볶이조차 한 끼의 구조 안으로 끌어왔다. 이제는 버틸 수 있다.자주 먹어도 무너지지 않는다. 그런데 이상한 일이 생긴다. 배는 괜찮은데,냉장고가 복잡해진다. 그리고 이 복잡함은‘먹고 남아서’가 아니라‘먹느라 남기지 못해서’ 생긴다.2. 문제는 음식이 아니라, 남는 것들이다먹는 문제는 어느 정도 해결됐는데그 다음이 정리되지 않는다. 조금 남은 된장,애매하게 남은 양파,쓰다 남긴 마늘,한 번 쓰고 끝난 고기. 하나하나는 사소하..
이상한 상 9화 | 진실을 지운 손 “침묵이 깨어진 후,그 침묵을 다시 끌어오려는 자들이 있다.”────────── 다음 날 아침,학교는 조용했다. 그러나어제와는 다른 조용함이었다. 모든 종이가 사라졌다. 붙어 있던 벽은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깨끗했다. “그리고 너는 누구의 편이었는가” 그 문장이 적힌 종이들은학교 어디에서도찾아볼 수 없었다.🧹 지운 자의 흔적하교 후,엘라이와 마일로는복도 청소를 하다가 쓰레기통 깊은 곳에서찢어진 종이 조각을 발견했다. 모서리가 남아 있는 종이. 글씨는 보이지 않았지만두 사람은 알았다. 누군가,그 질문을지우고 싶어했다는 것을.🧑‍🏫 교무실“다들 불안해했어요.그 문장은 너무 직접적이었어요.” 다른 교사가 낮게 말했다. “우린 아이들을 보호해야지…그들의 양심까지 자극할 필요는 없잖아요.” 잠시,아무도그 말의..
만족은 언제 끝나는가 우리는 종종충분히 확인했다고 느낀 뒤에결정을 끝낸다.이 글은그 ‘끝났다고 느끼는 순간’이실제로 어디에서 발생하는지를추적하는 기록이다. 만족 착시 효과(Satisfaction Illusion Effect)에 대하여 서문우리는 언제 결정을 끝냈다고 느끼는가대부분의 경제적 선택은 ‘구매’라는 순간에서 끝난다고 여겨진다.돈을 지불했고, 물건을 받았으며, 거래는 완료되었다는 감각이 남는다.그러나 실제로 우리의 판단은 그보다 훨씬 이전에 끝나는 경우가 많다. 가게에서 진열된 제품을 꼼꼼히 살펴본 뒤“새 제품으로 주세요”라고 말하고포장된 상품을 별다른 확인 없이 들고 나오는 장면은 낯설지 않다. 우리는 분명 무언가를 충분히 살펴보았고,그래서 더 이상 확인할 필요가 없다고 느낀다. 문제는,우리가 자세히 살펴본 대상과실..
Eat to Stay Alive | 실천편 5 — 자주 먹는 식사가 남기는 것들 (의도적인 전환의 기록)------------------------------------- 실천편 4까지 오면서나는 더 이상 “오늘 뭘 먹지?”라는 질문을자주 하지 않게 됐다. 먹을 수 있는 방식은 정리됐고,자주 먹는 음식도어느 정도 자리를 잡았다. 이제는버틸 수 있다.그런데 그 다음부터조금 다른 감각이 생긴다. 배는 괜찮은데,냉장고가 점점 복잡해진다. 조금 남은 재료들,한 번 쓰고 애매하게 남은 양념들,다음에 쓰자며 밀려난 것들. 하나하나는 문제가 아닌데이게 쌓이면식사가 다시 흐트러진다.이 감각은특별한 실패에서 오지 않는다. 잘 버티고 있다고 생각하던평범한 일상에서조용히 생긴다.이때 깨닫는다. 문제는무엇을 먹느냐가 아니라,먹고 난 뒤에 무엇이 남느냐라는 걸.자주 먹는 식사는항상 흔적을 남긴다. 그 흔적..
이상한 상 8화 | 침묵이 깨진 날 🧭 “가장 위험한 진실은,모두가 알고도 말하지 않는 것이다.”등교 시간. 중앙 로비 게시판. 그리고그 위에 종이 한 장이 붙어 있었다.A4용지.하얀 바탕. 단 한 문장만 적혀 있었다.“그리고 너는 누구의 편이었는가?”📢 혼란의 시작종이는학교 곳곳에 붙어 있었다.교무실 복도체육관 입구화장실 거울교실 문 위학생들은 웅성거렸다.선생님들은 당황했다.누구도쓰지 않았고, 누구도떼지 않았다. 그러나모든 사람의 얼굴에는 묵직한 불편함이서서히 떠올랐다.🧑‍🏫 교장과의 긴급회의“누가 붙였는지 찾을 수 있습니까?” “모든 CCTV를 확인했지만…밤 3시경,후드티를 쓴 인물 외엔보이지 않습니다.” 잠시 침묵. 그리고 누군가 말했다.“범인을 찾는 게 아니라의미가 퍼지지 않게 막는 게급선무입니다.” 교장이 낮게 답했다. “..